top of page
최근에는 제주에서의 삶을 바탕으로 ‘머금은 숲’이라는 연작을 시작했다.
이곳에서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떠오를 이미지는 ‘숲’이었고, 제주의 온도, 습도, 공기 속 냄새 같은 비가시적인 감각들을 그림 속에 시각화하고자 했다.
이 시리즈는 ‘고요한 풍경화’ 이후의 연장선상에서, 자연과 감정의 밀도를 포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. 습도 가득한 나의 제주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고, 그곳에서 평온한 나의 모습도 느껴진다. 제주 숲에 스며든 달빛, 습기를 머금은 공기, 그 안에 떠 있는 듯한 달의 잔상들은 작업의 분위기와 감정의 결을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가 된다. ‘달’은 이 시리즈에서도 중심에 있으며, 숲과 공기, 그리고 그 틈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흔적들을 따라 화면 위에 차곡차곡 쌓여간다. 내가 바라보고, 그리고 그려나가는 풍경은 외부 세계의 복제가 아니다.
그것은 내면의 감각을 투영하는 장치이자, 그 속에 있었던 나 자신을 그리는 일이기도 하다.
bottom of page